Heartbreaker
"ENLIGHTENED" 일상에 대한 깨달음으로 우리네 삶의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노래하던 그들이"LOVE is ENLIGHTENED" 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라고 할까?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유쾌, 상쾌, 발랄한 역동적 이인조로 자리매김한 그들이었지만 이번 앨범은 얼핏 행복하고 즐거워만 보였던 그들의 인생에서 그들 역시 사랑에 가슴 아파하고 좌절하고 방황하는, 우리 주위의 보통 청년일 뿐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다.
전작 '출첵'이 '보다 발전적이고 진보하는 내일을 위해 오늘 하루만큼은 재충전의 의미로 신나게 놀아보자'는 경쾌한 멜로디와 주제의 곡이었다면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HeartBreaker"는 사회적, 이성적으로는 용납될 수 없는 사랑이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 오직 가슴이, 제 심장이 시키는 대로의 사랑을 택한 주인공의 간절하지만, 결코 순종적이지 않은, 오히려 분노에 가까운 가사와 축복받을 수 없는 사랑을 택한 것에 대한 세상의 단죄가 느껴지는 듯 한 절망적 멜로디는 과연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다이나믹듀오 스타일'인가 하는 의문마저 갖게 한다.
이별에 있어 세상에 슬프지 않은 사랑이 없겠지만, 사랑에 대한 이별이 아닌 '내 사랑의 주인공에게 아무런 의미가 되지 않는, 존재 가치조차 없는 절망적인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이라면 이것보다 우리의 가슴이, 심장이 찢어지는 듯 한 사랑이 또 있을까?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 노래마저 사랑타령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왜 매번 항상 뻔한 스토리의 그저 그런 이야기밖에 들을 수 없는 걸까? 이번 "HeartBreaker"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지만 도덕적 관념으로 똘똘 뭉친 이 사회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쉽게 말 못하고, 가슴에 묻어 둘 수밖에 없는 비극적 사랑을 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렇듯이 다이나믹 듀오 "최자" "개코"의 솔직하고, 속 후련한 가사와 격정적인 랩, 거기에 "넬(Nell)의 보컬 김종환"의 몽환적이고 절망적인 듯 애절한 보컬이 함께해 곡 제목처럼 마치 심장이 깨어져 버릴 것만 같다.
타이틀 곡 "HeartBreaker"를 필두로 '애인이 있는 한 여자의 보험 같은 존재로 하루하루 그녀를 기다리며 그녀의 사랑을 구걸'하는 "난 미쳤다",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 존재하려 하던 두 연인이 같이 존재할 수 없을 깨닫고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는' "기름과 물처럼 우린 섞일 수 없는 운명",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사랑이 싫어 이별 했지만 이별후의 후회와 그리움, 복잡한 심정'을 담은 "복잡해" 등이 새로운 멜로디와 재해석, 그리고 대중들에게 부적절한 단어 수정으로 새롭게 우리 가슴에 다가온다.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는 이 계절에, 가슴 가득한 사랑보다는 허전하고 공허한 사랑이 더 간절한 이 시기에 많고 많은 사랑 노래가 흘러나오겠지만... 매번 흔하디흔한, 어찌 보면 공식처럼 정형화 된 사랑 노래로 가득찬 요즘, 답답하고, 애절하고, 그래서 오히려 더욱 분노를 느끼는 슬픈 사랑... “다이나믹 듀오”의 이 절실한 매세지가 오히려 우리들의 가슴을 더 "HeartBreaker" 하진 않을까?